윤핵관의 탄생과 분화…'친문' '친박'과 다른 이유

최고관리자1 0 9 2022.08.15 21:02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오른쪽)와 장제원 의원이 지난 8월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회의장 밖으로 나서고 있다. photo 뉴시스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 출마한 이후부터 취임 100일까지의 시간 동안 대통령만큼 언론에 자주 등장한 인물들로 소위 '윤핵관'이 꼽힌다. 윤핵관은 '윤석열 캠프 핵심 관계자'의 줄임말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윤핵관이란 사람들이 익명 뒤에 숨어 언론에 이상한 얘기를 하고 다닌다"면서 처음 사용했다.이 대표가 만든 이 '신조어'는 은밀하고 압축적이라는 점에서 친문, 친박, 친이 같은 광범위한 계파 느낌을 주는 단어보다 더 부정적 이미지를 줬다. 윤핵관 중 일부는 윤 대통령 당선 후에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구성부터 대통령실 인적 구성에까지 깊이 관여해왔다. 정치권에서 이들을현 정권 실세라고 부르는 데 큰 이견이 없었다. 하지만 얼마 전 윤 대통령의 '내부총질' 텔레그램 메시지 등이 윤핵관 중 한 명인 권성동 의원에 의해 언론에 공개되고, 이후 당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둘러싸고 급속도로 혼란에 빠져들면서 윤핵관들이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서는 모양새다.지난 대선 캠프 때 윤핵관으로 거론된 인물들은 권성동·이철규·윤한홍·장제원 의원 등이었다. 캠프 때와 달리 현재 언론에서 '윤핵관'으로 꼽는 인물은 권성동·장제원 의원 정도다. 이준석 대표는 최근 이들을 겨냥하면서 '삼성가노(三姓家奴)'라고 비판한 바 있는데, 사실 이들은 윤석열이란 인물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캐릭터는 강하지만 계파색이 강하지 않은 인물이었다. 그런 그들이 어떻게 윤석열 대통령을 등에 업고 정권 최고의 실세로 빈번히 언급되고 있는 것일까.두 사람의 공통점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외곽 조직인 선진국민연대 출신이란 점이다. 권 의원은 선진국민연대 강원연대 대표, 장 의원은 중앙위원을 지냈다. 선진연은 이명박 정부 실세였던 '영포(영일·포항)라인'의 수장으로 불린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과 김대식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이 주도해 2007년 10월 전국 200여개의 시민·사회단체들을 묶어 만든 조직이다. 대선 당시 회원 수가 약 463만명에 이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규모가 큰 조직이었다.MB 때 선진연 출신이라는 공통점선진연 출신들은 MB정권 출범 이후 정·관계 요직으로 대거 진출하며 실세로 급부상했다. 선진연의 핵심인 박영준 전 차관은 정권 초 '왕차관'으로 불렸다. 하지만 단체가 잘나가는 만큼 잡음도 끊이지 않았고, 선진연은 2008년 10월 공식 해체를 선언했다. 당시 신진연 출신들 중 상당수는 이번 대선에서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지만, 윤핵관 외에 현재 주목을 받는 인물들은 없다. 핵심이었던 박 전 차관은 2012년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 등과 관련해 서울중앙지법으로부터 징역 2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면서 '영포라인의 몰락'이라는 말이 나왔다.선진연 중앙위원으로 이명박 정부 출범을 도운 장제원 의원은 2008년 처음 국회에 입성했다. 당시 현역이었던 한나라당 권철현 의원을 제치고 부산 사상구 공천을 받았다. 2008년 총선은 MB 정부가 출범한 직후 치러진 전형적인 '허니문 선거'였다. 당시 집권 한나라당은 지역구와 비례를 합해 153석을 얻는 대승을 거뒀다. 장 의원 역시 무난히 국회에 입성했다.선진연 강원연대 대표였던 권성동 의원도 2008년 이명박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실 법무비서관으로 중앙정치 무대에 올랐다. 권 의원은 이듬해 치러진 재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강원 강릉시에 나서 여의도에 입성했다.본래 친이계로 분류됐던 만큼 권 의원과 장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의 주도권을 잡은 2012년 19대 총선 때 위기를 맞았다. 당시 친이와 친박은 여당과 야당 이상으로 격한 알력을 겪었다. 친이계가 2008년 총선 때 친박계에 대한 소위 '공천 학살'을 주도했는데, 2012년에는 박 전 대통령이 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고 친박계가 당권을 장악하면서 상황이 정반대가 됐기 때문이다.특히 장제원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에는 민주당 대권주자 문재인 후보가 나서면서 새누리당에서는 좀처럼 대항마를 찾기 어려울 지경이 됐다. 당시 새누리당 비대위원을 지낸 한 인사는 주간조선에 "당시 MB쪽 인물들이 공천을 받기 어려운 가운데 장제원은 스스로 공천을 포기했고 대신 손수조가 나섰다"며 "반면 권성동은 강릉에 다른 사람이 없어서 그냥 공천을 받았던 걸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2012년 총선 때 권 의원은 강릉에서 당선된 반면 장 의원은 2016년 20대 선거에서야 무소속으로 나서 당선되면서 다시 여의도로 돌아올 수 있었다.이후 권 의원은 4선 의원, 장 의원은 3선 의원이 됐다. 선수는 많이 쌓았지만 이들은 윤석열이란 유력 대선후보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그렇게 존재감이 크다고는 볼 수 없었다. 권성동 의원의 경우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에 얽혀 부정적 이미지도 강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을 그만두고 처음으로 강릉을 찾아 권 의원과 만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권 의원의 존재감이 커졌다. 장 의원의 경우는 후보 비서실장을 맡으면서 역시 실세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지난 대선 때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조언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당과의 가교 역할을 하면서 신임을 얻어갔다. 하지만 반대로 이들을 비판하는 사람도 늘었고, 결국 '윤핵관'이란 별칭까지 얻었다.윤핵관 중 핵심은 장제원?현재 당내외에서 윤핵관 중 가장 핵심은 장제원 의원이라는 말이 많다. 권성동 의원이 4선 의원으로 선수가 앞서는 데다 원내대표직까지 맡고 있어 '친윤계'의 맏형으로 꼽히지만, 지난 검수완박 입법과정에서 박병석 당시 국회의장의 중재안을 덜컥 받아들면서 그에 대한 당내의 물음표가 커졌다. 이번 텔레그램 메시지로 인해 권 의원은 더욱 궁지에 몰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장 의원의 경우 상대적으로 언론에 등장하는 빈도수가 낮고 상황판단이 빠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6월 친윤계 의원들이 중심이 된 공부모임인 '민들레'를 만들려다 당 안팎의 비판이 나오자 곧바로 불참석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장 의원은 대통령의 성향이나 의중을 잘 파악하는 것으로 알려진 덕분인지 대통령의 신임도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당선인 비서실장을 지내면서 대통령실 첫 인선을 주도한 것이위상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말이 나온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대통령실 첫 인사 때문에 장 의원이 실세 소리를 듣고 있다"고 했다. 당초 윤핵관 중 한 명으로 불렸던 윤한홍 의원은 현재는 의사결정의 핵심에서 어느 정도 배제된 모양새라는 게 사정을 잘 아는 이들의 설명이다.권성동·장제원 의원의 사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정권을 잡은 뒤에는 이전 같지 않아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두 사람은 대통령실 인적 구성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에는 정치인 출신 인사들이 비교적 적게 등용됐는데, 두 의원의 의원실 보좌진 등 측근들은 여럿 대통령실에 입성했다. 하지만 두 의원이 서로 경쟁적으로 자기 사람들을 집어넣는 바람에 일각에서는 불편한 기류가 형성됐다는 것이다.MB정권 때 사정을 잘 알고 있는 한 국민의힘 원외 인사는 실세로 꼽히는 사람들이 인사에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면 결국 끝이 좋지 않다는 고언도 했다. 이 인사는 "MB 때는 조직이 중심이었다는 점에서 지금의 윤핵관과는 양상이 좀 다르긴 하지만 실세 밑으로 줄을 서고 요직에 자기 사람을 포진시키다 보니 적이 너무 많아져 결국 몰락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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