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강릉의 밤, 최저 30도 '열대야와 전쟁'…호숫가·해변서 날 새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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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07.01. 오전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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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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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28일 30.1도 6월 최저기온 극값 경신 등 '잠못드는 밤'
남항진 솔바람다리 비롯 경포·안목 등 시원한 바람 찾는 시민 북적
지난 30일 강릉 경포호수공원에 무더위를 피해 나온 시민들. 2022.7.1/뉴스1 윤왕근 기자

(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 "요새 열대야 때문에 밤에 잠을 못자서, 호숫가에 더위 식히러 나왔습니다."

최근 밤사이 최저기온이 30도를 넘는 등 이른 열대야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강릉에서는 시민들이 무더위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

지난 30일 오후 10시쯤 강릉 경포호수. 이날은 오전까지 장맛비가 내리고 오후까지 간간이 내리는 비에 며칠보다 무덥진 않았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밤사이 최저기온은 24.1도로 최근 강릉지역에서 이어진 열대야 현상이 관측되진 않았다.

열대야 현상은 밤사이 최저기온이 25도 밑으로 떨어지지 않아 사람이 잠들기 어려운 더위가 이어지는 현상이다.

다만 폭염주의보가 사흘간 이어지면서 여전히 후끈한 공기가 여전히 아스팔트 위로 올라왔다.

이에 강릉시민들은 반바지 차림으로 나와 한 손에는 아이스커피를 들고 호숫가를 거닐며 강바람에 더위를 식혔다.

경포해변에는 더욱 많은 사람들이 보였다. 이들은 해변에 돗자리를 펴고 눕거나 캠핑의자에 앉아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았다. 해수욕장 개장 전이라 아직 입수는 불가하지만 일부 피서객은 잠시 바닷물에 몸을 담그고 나오기도 했다.

무더위 피해 경포해변 나온 피서객들.2022.7.1/뉴스1 윤왕근 기자

벤치에 앉아 시원한 캔맥주를 마시거나 인근 커피숍에 앉아 더위를 피해 휴식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았다.

경포호수를 찾은 김동진씨(36)는 "아이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에어컨을 세게 틀지 못해 무더운 밤을 보내고 있다"며 "오늘은 며칠 전보다 시원해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시민들의 열대야 피서는 다음날 동트기 전 아침에도 이어졌다.

이른 아침 남항진 솔바람다리를 찾아 바람을 쐬고 출근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일부 시민은 다리 밑에 텐트를 쳐놓고 더위를 피하기도 했다.

남항진해변을 찾은 박모씨(30)는 "최근 다른 날에 비해 시원한 밤이었지만 그래도 무더웠던 것은 매한가지"라며 "에어컨 전기세 걱정에 밤에는 시원한 곳을 찾아 몸을 식혔다 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지는 열대야에 강릉 솔바람 다리 밑 텐트 친 시민.2022.7.1/뉴스1 윤왕근 기자

한편 강릉은 본격 피서철이 시작되기 전인 1일 현재 기준 올 들어 열대야 현상이 다섯번 관측됐다.

지난달 17일 밤사이 최저기온이 25.1로 나타나며 첫 열대야 현상을 보인 후 같은 달 25일 25.8도, 26일 28.7도, 27일 26도를 기록하며 열대야 현상이 이어졌다. 28일에는 밤사이 최저기온이 30.1도를 기록하며 강릉지역 역대 6월 밤 사이 최저기온 극값인 26.5도(2011년 6월 22일)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강원기상청 관계자는 "30일은 장맛비의 영향으로 위쪽 찬공기를 끌어내려 최근 며칠보다 시원한 날씨를 보였다"면서도 "장마전선이 북한지역으로 북상했고 태평양 고기압 영향으로 당분간 열대야 현상을 비롯한 무더위가 이어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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