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항만인 부산항에서 열린 출정식 열기는 지난 6월 집단운송거부 때만 못했다. 출정식이 진행되는 도중에도 수많은 화물차가 끊임없이 부산신항을 드나들었다. 화물연대 지휘부가 "물류 멈추자"고 외쳤지만 일부 화물차는 파업에 동참하지 않는 듯 보였다. 애초 출정식은 오전 10시로 예정됐지만, 일부 지부가 늦게 도착하면서 시작 시각이 20분가량 늦춰졌다.
안전운임제는 최소한의 화물 운송료를 보장해 화물차 운전자 과적과 과속·과로 등 고질적인 문제를 막는 제도다. 2020년 시멘트·컨테이너 등 일부 화물에만 도입됐으며 일몰제에 따라 올해 말 종료된다. 화물연대는 일몰제를 없애고 적용 품목 또한 철강재와 자동차, 위험물, 사료ㆍ곡물, 택배지ㆍ간선 등 5개 품목으로 확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날 부산신항 출정식에 참여한 조합원들은 "그간 대화에 적극적으로 임했다"는 정부 측 설명이 사실과 다르며, 3년 연장안은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화물연대는 전국에서 화물차 운전자 등 2만2000여명이 이번 집단운송거부에 참여할 것으로 내다본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는 완성된 차를 실어 옮기는 화물차인 ‘카 캐리어’ 조합원들이 집단운송거부에 참여하면서 차량 탁송에 문제가 생겼다.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를 앞두고 자동차 카페 등 온라인 공간에선 “1년간 손꼽던 신차 탁송이 이번 집단운송거부로 막막해졌다” “울며 겨자 먹기로 로드 탁송(신차를 카 캐리어에 싣지 않고 직접 운전해서 탁송)에 동의했다”는 등 게시물이 쏟아졌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물류 방해 행위는 법에 따라 단호하게 조처할 것”이라면서도 “정부는 고심 끝에 안전운임제 일몰제를 3년 연장하는 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앞으로의 대화에도 적극적으로 임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