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중언] ‘화천 군민의 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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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9.21. 오전 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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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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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鐘)은 종교의식에 주로 사용됐다. 동양에서는 불교 사찰의 종으로, 서양에서는 교회의 종으로 이용됐다. 동양 종은 외부에서 타종을 하는 반면 서양 종은 내부에서 타종한다. 의식의 중요한 시점을 알리거나 행사, 기쁨, 경고, 슬픔을 전하는 용도로 쓰였다. 모양, 재료, 문양 등에 최고의 기술과 정성이 집약돼 있다. 한국의 종은 ‘코리안 벨’이라는 학명으로 불릴 만큼 국내외 고미술학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형식, 용도, 의미는 시대에 따라 변화했다. ▼광주 ‘민주의 종’은 민주·인권·평화 도시의 상징물로 건립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쓴 ‘민주의 종’ 글씨가 양각돼 있다. 임진각 ‘평화의 종’은 북녘땅을 굽어보며 인류 평화와 민족 통일을 염원하는 우렁찬 종소리를 토해낸다. 부산문화회관 앞 광장에는 부산합창올림픽을 상징하는 ‘평화의 종’이 세워졌다. 서울 ‘보신각종’,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 자리 잡은 대구 ‘달구벌대종’ 또한 관광명소다. 충북 진천의 종박물관은 한국 종의 우수성을 알린다. ▼평창군청 앞 올림픽 종각에는 ‘2018평창동계올림픽 대종’이 위용을 뽐내고 있다. 동계올림픽의 성공 개최와 문화유산 창출을 위해 제작됐다. 군화인 철쭉, 군조인 원앙, 평창군 로고와 엠블럼, 동계올림픽 픽토그램, 올림픽 마스코트의 문양이 새겨졌다. 춘천시청 광장의 ‘시민의 종’은 지역의 명물이다. 범종 문양은 최법진 전 강원대 교수가 맡았다. 원주 ‘치악의 종’, 강릉 ‘임영대종’, 양구 ‘희망의 종’, 인제 ‘군민의 종’ 역시 관광상품으로 손색없다. ▼화천군이 내년 5월까지 청사 내에 ‘군민의 종’을 건립한다. 무게 1,800관(6.75톤)으로 평화의 댐에 위치한 세계평화의 종(무게 1만관, 37.5톤)의 약 18% 수준의 작은 종이다. 주변에 40㎡ 규모의 종각을 설치, 주민의 휴식시설로 활용된다. 기존 세계평화의 종은 인근 평화의 댐과 함께 본래 목적인 안보관광 자원의 역할을 이어 가게 된다. 군민의 종이 군민에게 희망과 행복을 전하고 화천의 발전과 번영을 염원하는 큰 울림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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