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꽂이]"나는 누구일까, 되묻는 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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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석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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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회 모순 꼬집고 조롱
각자 방식대로 사는게 행복”


강릉 출신 권영상 아동문학가는 자신의 마음속 책꽂이 첫 번째 칸에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아이작 B 싱거의 ‘개라고 생각한 고양이와 고양이라고 생각한 개’를 꽂아 두었다고 한다. 권 작가는 이 책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우리는 타인만 바라보면서 정작 내 얼굴, 나를 잘 모르고 산다는 것, 그것에 대한 교훈을 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다른 사람의 모습을 보며 그들을 동경하면서 살 뿐 나 자신에 대해서는 관심을 기울이지 못한다”며 “남을 의식하며 사는 동안 우리는 과연 나를 위한 삶을 얼마나 살았는지를 되묻게 하는 그런 동화”라고 설명했다.

내 얼굴을 보면서도 내 얼굴을 알지 못한 채, 타인을 바라보면서 타인의 모습으로 인생을 살아오지 않았냐는, 권 작가가 되돌려 준 물음이 폐부를 찌른다. 동화의 대략적인 줄거리는 이렇다.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살고 있는 얀 스키바(Jan Skiba)라는 이름의 가난한 농부. 그는 아내와 세 딸 그리고 개 뷰렉과 고양이 코트와 함께 산다. 하지만 어느 날 장사꾼에게 거울 하나를 사들이면서 이 집안은 일대 혼란에 빠진다. 가족들은 자신들의 못난 외모에 실망하기 시작하고 자신을 개라고 생각한 코트와 고양이라고 생각한 뷰렉은 정체성의 혼란에 빠져 서로를 죽일 듯 싸우게 된다. 단 한번도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없었던 이들에게 거울에 비친 자신들의 모습은 못생기고, 해괴하기 이를 데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얀 스키바는 혼란의 원흉인 거울을 없애기로 한다. 그러자 집안에는 다시 평화가 찾아온다.

권 작가는 “이 이야기에는 우리 사회의 모순을 꼬집고 조롱하는 그런 부분들이 있다”며 “내 방식대로 내가 원하는 대로 살아가는 삶이 진정한 삶이고 거기서 행복이 나오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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