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되나요] 현금 털고 술판까지…주인 없으니 무서울 게 없네

강릉뉴스 0 304 2021.03.22 12:10
(서울=연합뉴스) 지난달 9일 오전 3시 충북 충주의 한 무인점포에 두 남녀가 들어갑니다.

    검은 외투에 마스크를 쓴 이들 중 한 명은 망을 보고 다른 한 명은 무인 계산대를 뜯어내는데요.

    1분 남짓한 짧은 시간에 계산대 속 현금을 챙겨 달아납니다.

    이들은 강릉, 원주의 무인점포를 비롯해 33차례에 걸쳐 동일 범죄를 저질렀는데요.

    CCTV에 범행과 행적이 노출되면서 둘은 지난 11일 경찰에 검거돼 구속됐습니다.

    코로나19로 비대면이 일상화돼 무인점포가 늘어나면서 덩달아 보안 취약 문제도 부상했는데요.

    지난달 17일엔 무인 빨래방에서 세탁물이 마르지 않는다며 분을 참지 못한 한 남성이 의자를 던지고 세탁기를 부수려다가 재물손괴 혐의로 체포됐습니다.

    심지어 다른 무인 빨래방에선 배달업 종사자들이 술판을 벌이기도 했는데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앞으로 음주를 하거나 이용객을 방해할 경우 법적 조치를 하겠다는 내용의 무인 빨래방 주인 게시글이 올라오기도 했죠.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무인'이란 것이 범죄 행위의 동기화가 된 사람들에게 범행 직전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며 "CCTV가 있어도 모자, 마스크 등을 쓰면 바로 범죄 행위에 대해 제지받을 가능성이 작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절도뿐 아니라 아이스크림을 꺼내놓고 가는 등 해코지 행위도 발생하는데 일종의 단기적 쾌락주의 형태도 띤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점주들은 직접 점포 계산대에 이중잠금장치를 달거나 도난예방 장치, CCTV 등을 설치해 범죄 피해를 예방하고 있는데요.

    무인 아이스크림점을 운영하는 김모 씨는 "(범행을) 시도한 용의자 케이스가 몇 건 있었다"며 "이중잠금장치를 해 금전적인 피해는 없었지만 주변 점주 중엔 피해를 본 분들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중잠금장치나 CCTV만으론 보안 취약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

    대학생 강민국(20) 씨는 "대다수가 양심적으로 이용하겠지만 도덕성이 충분히 함양되지 않은 사람들도 있을 것"이라며 "무인점포에서 CCTV나 캠페인 스티커 문구를 본 적 있는데 애초에 나쁜 마음을 먹고 온 사람들에게는 별로 효과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피해 사례가 증가하며 대응책 필요성이 제기되자 일선 경찰에선 예방책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경기 동두천경찰서는 무인점포에 양심 거울을 설치하고 112집중 순찰 장소로 지정해 절도 범죄 예방에 나섰습니다.

    김포경찰서에선 무인점포 범죄예방진단팀을 운영해 범죄를 주의하라 홍보하고 순찰 구역 스티커를 부착했습니다.

    경찰은 무인점포의 경우 신용카드 등으로 신원확인이 이뤄진 뒤 출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도록 권고하는데요.

    그러나 전문가들은 신원 확인 시스템 등 관련 대책도 제한적이라고 지적합니다

    오윤성 교수는 "신분증이 있는 사람만 출입하는 것도 아니고 심지어 초등학생도 들어가는데 이들 신분을 어떻게 확인할 것인지, 또 출입 절차가 복잡해지면 매상이 줄어들 수 있는 딜레마도 있다"며 실효성을 꼬집었습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심야 등 취약 시간대에만 신분 확인을 하거나 무인점포 안에 자판기를 설치해 운영하는 것도 방법일 것 같다"며 "매출 대비 비용을 따져봐야겠지만 (경고음이 울릴 수 있도록) 키오스크나 현금 계산대에 보안업체 설비를 갖추는 것도 좋다"고 설명했습니다.

    계속해서 늘어나는 무인점포 보안의 취약성, 주인 없는 가게엔 CCTV도 무용지물이었는데요.

    손님 양심에만 기대기보다 관련 범죄를 막을 효과적인 예방책이 마련돼야 할 것입니다.

이은정 기자 정수인 인턴기자



mimi@yna.co.kr

출처 : http://yna.kr/AKR20210319113500797?did=1195m
강릉뉴스 0 304 2021.03.22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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