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말 한반도 쌀 생산량 30% 줄고, 쌀맛도 떨어져…기후변화에 대응한 품종 및 재배법 개발 절실

새로운 쌀 품종 및 재배법 개발 절실



수확을 앞둔 벼. 농촌진흥청 제공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70여년 뒤인 21세기 말 한반도의 쌀 생산량은 30% 정도 줄어들고 쌀의 맛도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따라 새로운 품종 및 재배법의 개발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함께 제기됐다.국내 쌀 생산 기술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최경진 충남도농업기술원 전문경력위원(전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작물재배생리연구실장)은 최근 발표한 ‘쌀 수확량 및 품질 향상’ 관련 발표문에서 이런 지적을 했다. 최 위원은 “1921년부터 2021년까지 101년 사이 내륙인 서울·대구·전주와 해안인 강릉·부산·목포 등 국내 6개 지점의 연평균 기온을 보면 가장 추웠던 1947년 11.35도에서 가장 더웠던 2021년에는 14.76도로 3.41도 상승했다”면서 “지금의 기후변화를 억제하지 않는 경우 21세기 말 한반도의 평균 기온은 5.7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12일 밝혔다.특히 봄철 온도 상승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101년간 월별 평균 온도 상승이 가장 컸던 월은 3월(3.32도)이고, 이어 2월(3.22도), 1월(2.72도), 4월(2.52도), 5월(2.51도), 10월(2.24도), 6월(2.20도)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봄철 온도가 크게 상승한 것이다.기후변화로 생산량 줄고 맛 떨어져이처럼 봄철 온도가 크게 상승하면 벼 이앙 시기가 앞당겨지고 이삭이 패는 시기도 빨라지면서 벼가 고온에서 등숙(곡식이 수확할 수 있을 만큼 여무는 것)할 우려가 커진다. 최 위원은 “벼는 이삭이 패고 나서 40일간 평균기온이 22℃ 내외가 되는 조건에서 쌀의 품질과 수확량을 극대화할 수 있지만, 뜨거운 여름철에 이삭이 패고 이 기간에 등숙이 이루어지면 벼의 생산량은 물론 품질도 크게 떨어진다”면서 “지금 상태대로라면 한반도에서 생산되는 중만생종 쌀의 수확량이 21세기 말에 최대 30% 이상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벼가 고온에서 여물면 맛도 떨어진다. 최 위원은 “벼가 고온에서 등숙이 진행되면 등숙에 필요한 효소의 활력이 조기에 상실되면서 ‘현미천립중(현미 낱알 1000개의 무게)’도 떨어진다”면서 “‘현미천립중’이 높을수록 쌀이 맛있어지고 품질이 향상되지만, 고온에서 벼가 여물면 그 반대 현상이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벼 수확 장면. 농촌진흥청 제공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쌀 품종 및 재배법 개발 시급이에 따라 기후변화에 최적화된 품종과 재배법의 개발이 시급하다고 최 위원은 지적했다. 그는 “기후변화로 어쩔 수 없이 벼를 일찍 심더라도 이삭이 나오고 나서 평균기온 22도가 40일 정도 유지될 수 있는 품종을 개발해야 한다”면서 “농민 입장에서는 오래 벼를 재배하게 되지만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그는 또 급격한 기후변화로 지역에 따른 가온 등 기후상황의 차이가 커지고 있기 때문에 지역별로 최적화된 품종과 재배법이 빨리 개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최 위원은 “현재 쌀이 남아도는 것 같지만, 향후 쌀을 비롯한 식량이 무기가 되는 시대가 올 수 있다”면서 “때문에 쌀을 비롯한 식량작물의 재배역량을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최 위원은 충남도농업기술원이 지난 5일 개최한 ‘기상 자료를 활용한 고품질 쌀 생산’이라는 주제의 세미나에서 이런 내용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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