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눈] 관광도시를 위한 물 관리

최고관리자1 0 9 2022.10.13 09:01
▲ 홍성배 강릉본사 국장논 농사는 물과의 전쟁이다. 겨우내 말라있던 논이 물을 조금씩 먹어야 할 때가 있다. 이른 봄 모를 심기 전 논을 잘 정돈해야 할 때이다.논으로 물이 스며들면 소나 경운기가 들어가 땅을 갈아 엎는다. 갈아 엎은 논을 번지로 반듯하게 펴기 위해서는 물을 흥건하게 더 넣어야 한다. 논이 도화지처럼 쫙 펴지면 그때 모를 심는다.그런데 봄이 되면 가뭄이 잦아 넓은 논에 물을 한꺼번에 대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논물은 윗 논부터 물을 대면서도 아래 도랑으로도 흘려 보내야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윗 논에도 물이 조금씩 들어가게 도랑의 반을 막고 아래 논에도 물이 들어갈 수 있도록 도랑 반을 터줘야 한다.물이 풍족할 때는 별 문제가 되지 않지만 가뭄이 들면 논물대기는 그야말로 전쟁이다. 윗 논에서 물을 흘려 보내지 않고 온 물을 자기 논에만 물을 대면 동네 싸움이 터진다. 물을 지키기 위해 밤새 논물을 보는 경우도 있다. 물이 잘 흐르지 않을 경우 윗동네 논을 샅샅이 뒤져 물을 막아놓지나 않았는지 확인한다.모를 심기 전에도 물 전쟁이지만 모를 심고 나면 이때부터 물 관리는 더욱 심해진다. 물이 없으면 금방 논바닥이 쩍쩍 갈라져 농민의 마음은 타들어 간다. 오죽하면 물과 관련해 아전인수(我田引水)라는 옛 말이 생겼겠는가. 농부는 쌀을 먹으려면 물부터 관리해야 하는 것이다. 요즘은 양수기로 퍼 올리긴 하지만 20∼30년 전에는 대부분 농사를 그렇게 지었다.요즘 강릉 남대천에 물이 흐르는 광경을 보기가 쉽지 않다. 물이 흘러도 예년만 못하다. 비가 오면 어쩌다 물이 흐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이런 남대천 건천화를 막기 위해 수년 전부터 논란이 됐던 도암댐 방류 문제가 최근 다시 거론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에서는 그동안 수질 개선을 위해 기술적 발전을 이뤘고 물을 마실 수 있을 정도로 정화기능도 좋아졌다고 밝히고 있다.그러나 일부 시민들은 물이 부족해도 오염된 물을 남대천으로 흘려 보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정선군도 입장은 마찬가지다. 논쟁은 계속되고 있지만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이런 가운데 강릉에 새로운 물 관련 고민거리가 생겼다. KTX강릉선 개통으로 관광객이 연간 300만명 이상 몰려 오고 있다. 월 평균 20만∼30만명이 지역에서 머물며 물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오는 2027년이면 부산∼강릉, 목포∼강릉 등 철도 노선이 더욱 확장돼 연간 1000만명이 넘게 찾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주말이면 맛집에는 어김없이 길게 줄을 서있고 주요 관광지에는 외국인들까지 뒤섞여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소위 '관계인구'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또 2023년 세계합창대회, 2024년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2026년 ITS(지능형교통체계)세계총회 등 국제행사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이와 함께 시는 세계 100대 관광도시 진입을 위해 현재 숙박객실 1만7000실을 3만실로 대폭 확충하고 체류 수용능력을 배가시킨다는 목표까지 제시하고 있어 물 수요는 점점 늘어날 전망이다.이런 가운데 현재 21만여명의 강릉시 인구가 하루 9만5000t의 물을 사용한다. 여기다 향후 관광객들이 하루 3만∼4만명씩 몰려오면 물 수요는 크게 늘어날 수 밖에 없다.하지만 강릉시는 오봉저수지를 비롯해, 경포, 동막, 사천, 신왕 등 총 10개 저수지에 2687만6000t의 물을 저수할 수 있고, 시민들이 마실 수 있는 상수원은 오봉저수지(1700만t)와 사천저수지(210만t) 등 2곳이다.당장은 버티겠지만 도시팽창이 이뤄지면 물부족은 현실로 다가온다. 물이 없으면 관광객 유치도 허사다. 물관리 대책을 시급히 서두르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현대의 물관리는 먹는 물을 원활히 공급하면서도 하천의 생태도 보호해야 한다.상류 물을 저장할 곳이 부족하면 대규모 지하 토목공사를 해서라도 물 확보 대책에 적극 나서야 한다.강릉 해변 일대에 호텔, 리조트, 아파트가 늘어나는 만큼 물 걱정이 자꾸 앞선다.봄날 논물이 흥건해야 가을에 풍년이 든다. 관광거점도시로 나아가는 강릉 관광의 미래도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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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1 0 9 2022.10.13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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