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 개항로 맥주·성심당 소보로빵…지역성이 핫 트렌드로

최고관리자1 0 9 2022.10.14 09:01
로컬브랜드로 나만의 취향 표현인천의 뜨는 동네 개항로, 한정판 맥주광주송정역 '역서사소' 사투리 달력 인기수원 행리단길·경주 황리단길도MZ세대 즐겨찾는 힙한 거리로 변신◆ 끌리는 곳 의 비밀, 장소브랜딩 ② ◆



경주 황리단길 우리는 공간에서 벗어나 살 수 없다. 익숙하고 편한 곳도 인간의 삶에 필수적이지만 낯선 공간과 새로운 체험에 대한 도전 의식 역시 인간의 사라지지 않을 욕망 중 하나다. 그럼 소비자가 가진 욕망과 오프라인 공간이 지닌 가치, 그리고 그런 가치 있고 잠재력 있는 공간을 어떻게 채워나가야 할까.로컬(지방)의 힘이 점점 커지고 있다. 취향과 경험이 소비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로 떠오르면서 철학과 스토리로 무장한 개성 있는 지역의 브랜드가 부상하게 된 것이다. 소비자 취향이 점점 세분화되면서 평준화된 소비보다 차별화된 경험을 중시하는 트렌드가 생겨났다. 그 변화 속에서 구독경제, 맞춤형 소비, 골목상권 부흥, 큐레이션의 발달과 같이 다양한 현상과 트렌드가 만들어지고 그 중심에는 대형 자본 대신 로컬 브랜드가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발달로 이런 현상이 더 가속화됐는데 라이프스타일과 취향 중심의 잡지가 등장했고 소비자는 대형 서점과 프랜차이즈 빵집 대신 독립 서점과 동네 빵집으로 발길을 옮기기 시작했다. 대기업 역시 로컬 브랜드처럼 소비자의 취향을 빠르게 반영했고 오프라인 공간을 철학과 경험의 공간으로 만들고 있다.로컬 브랜드가 부상한 건 소비자의 의식 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비우는 게 채우는 것이라는 말처럼 대량생산 시대에는 더 많이 소유하는 것이 좋았지만 다품종 소량생산이 가능한 현대 사회에서는 더 적게 소비하는 것에 사람들의 만족도가 높다. 로컬에서도 나의 가치관에 맞는 브랜드가 각광받는 것이 자연스러운 소비 흐름이 된 것이다.브랜드를 단순히 물건으로만 생각하지 않고 나를 표현하는 행위로 생각하고 소비를 통해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증명하고 싶어 한다. 내가 지향하는 라이프스타일과 가치가 맞는 제품을 구매하는 경향은 전 세계적으로도 공통된 소비 현상이다. 하나를 사더라도 가치 소비를 하는 로컬 브랜드가 주목받는 상황에서 사람들이 어떤 브랜드를 소비하게 만들려면 어떤 매력이 있어야 할지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한 때다.



개항로 맥주 '개항로 맥주'는 최근 인천의 '뜨는 동네'로 주목받는 개항로에서만 판매되는 맥주다. 지역 한정판이라는 가치 때문에 사람들이 개항로에 있는 식당이나 카페, 식료품점에 가면 하나씩 구입한다. 또 1970년대 신발 공장을 개조해 핫한 카페로 재탄생시킨 앤트러사이트는 1호점인 서울 합정점을 비롯해 5개 지점을 운영하며 힙스터들의 성지, 인스타그램 사진 맛집으로 불리는 등 유명세를 타고 있다. KTX 광주송정역 앞에는 특산물이 아닌 지역 사투리를 브랜드로 활용한 '역서사소'라는 가게가 있다. 전라도 사투리를 활용한 달력과 팬시용품 등 그곳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로컬 브랜드 상품들로 가득해 지역성이 곧 브랜드임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처럼 차별화 포인트가 있는 '곳'들은 업종이나 지역을 막론하고 오랫동안 사랑받는 브랜드로 살아남을 확률이 높다.'지역다움'을 기반으로 성장한 로컬 브랜드는 전통과 자연, 문화를 기반으로 성장했다는 특징이 있다. 서울을 예로 들면 지역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곳은 을지로, 연남동, 한남동, 성수동, 익선동 등이다. 서울을 벗어나면 수원 행리단길, 전주 한옥마을, 경주 황리단길 등이 지역 정체성을 재해석하고 승화해 힙한 트렌드와 조화되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다.그럼 지역을 대표하는 로컬 브랜드는 무엇이 있을까. 대전은 성심당, 군산은 이성당, 강릉은 테라로사커피, 부산은 삼진어묵 이런 게 떠오른다. 하지만 대표 로컬 브랜드가 없는 도시가 훨씬 더 많다. 골목상권 성장이 로컬 브랜드의 성장으로 이어지도록 그 지역에서만 살 수 있는 로컬 브랜드가 있다면 그 브랜드도 그 지역도 상생하고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기념품숍, 소품 편집숍, 공예품점, 특산물 등 유형도 다양하다.대전 최대 번화가인 은행동 한복판에는 성심당 본점이 있다. 대전에 왔다고 하면 여기서 튀김소보로 하나쯤은 사 가지고 간다. 대다수 사람은 여행을 좋아하지만 서울에서 볼 수 있는 것을 보려고 비행기를 타고 해외로 나가진 않는다. 물건은 복제가 가능하지만 장소와 지역은 복제가 안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로컬은 책이나 방송, 유튜브로 간접 경험을 하고 4K,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 기술이 대중화돼도 내가 직접 그곳에 가고 싶다는 마음을 일으키는 마지막 보루가 아닌가 싶다. 이 개념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브랜드가 '디앤디파트먼트'다.디앤디파트먼트는 일본에서 시작된 로컬 편집숍으로 한국에는 서울 한남동과 제주에 매장이 있다. 1960년대에 나온 제품들은 가격 이윤을 떠나 좋은 물건이 많았는데 창업자인 나가오카 겐메이는 그것들을 큐레이션해 잘 보여주기 위해 디앤디파트먼트를 시작했다고 한다. 좋은 제품이란 달리 해석하면 생활에서 오래 살아남은 물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송월타월, 모나미, 이태리타올과 같이 유용하고 지역성이 묻어나면서도 생활의 유산과도 같은 물건들을 판매한다. 제주점은 지역의 여행잡지를 판매할 뿐만 아니라 카페와 레스토랑, 호텔까지 운영하고 있다.몇 년 전부터 일본 료칸 감성을 그대로 살린 호텔도 생겨났다. 토모노야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선호하는 대표 여행지가 일본 온천이라는 점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2019년 거제점을 시작으로 경주와 대천점까지 운영하고 있다. 일본에 가지 않아도 료칸에 온 것같이 싱크로율이 높아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유카타를 입고 호텔 야외 온천과 정원, 다다미방, 객실 내 히노키탕, 일식 화로구이 석식을 즐기는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면 '이 시국에 일본에 어떻게 갔느냐'는 댓글이 달리며 '핵인싸'로 거듭날지 모른다. 일본에서는 한국 방문이 어려워지자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자국에서 한국 음식, 한국 콘텐츠 등 한국 문화를 즐기는 '도한놀이'가 유행이라고 하는데 같은 맥락에서 한국에서도 '도일놀이'가 생겨난 것이다. 이 같은 오프라인 매장이나 호텔의 성공 사례는 특정 브랜드만 해당하는 이야기일까. 단언컨대 오프라인은 사라질 수 없기 때문에 앞으로도 중요한 채널로 남을 것이다. 기술은 소비를 바꾸지만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는 변하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도록 변화하고 진화해갈 것이다. 



 [이광호 메카피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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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URL :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9/0005030084?sid=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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