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정선 사과

최고관리자1 0 11 2022.10.18 09:01
상전벽해(桑田碧海)는 이럴 때 쓰는 말일 게다. 백두대간 고원지대를 끝도 없이 뒤덮었던 고랭지 채소밭은 온데간데 없고, 사방이 온통 빨간 사과밭이다. 국도변으로는 'OO 농원' 간판이 즐비하고, 무인 사과 판매장도 등장했다. 마을 초입 관광객들을 반기는 지역 안내 홍보판에도 맨 꼭대기를 빨간 사과 조형물이 떡 하니 차지했다. 가히 '사과 왕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성싶다.정선 임계면이 요즘 이러하다. 임계면은 해발 500∼650m 고원지대에 자리잡고 있다. 영동지역에서 보자면, 백두대간의 험산 준령인 백봉령, 삽당령을 올라서야 만날 수 있는 '영상(嶺上)' 고장이다. 그래서 무 배추 감자를 주 소득원으로 하는 대표적인 고랭지 채소 재배지역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딴 세상이다. 드넓은 채소밭이 온통 과수원으로 돌변했다. 덕분에 정선군은 강원도내 최대 사과 산지로 거듭났다. 불과 10여년 사이에 생겨난 변화상이다.기후 변화로 '저온성 온대 과수'인 사과 재배 지도가 빠르게 북상하고 있다. 과거 중·고교 시험에서 단골 문제로 출제됐던 '대구 사과'는 이제 옛말이 된 지 오래다. 사과 재배지는 청송, 안동, 영주로 위도를 높이더니 그 옛날 화전(火田)의 역사가 배어있는 정선군 임계면의 배추밭을 밀어내고, 정선·강릉·평창·영월·홍천을 넘어 접경지역인 양구·철원·고성까지 거침없이 북상했다. 사과 주산지로 통했던 경북지역 일부 농업인들이 아예 강원 고랭지로 서둘러 옮겨오는 기현상까지 나타나고 있으니 농업 현장에서 체감하는 변화상은 지구 온난화 북상 속도 보다 더 빠르다.해발 고도가 높은 고랭지 사과는 과육이 치밀하고 단단해 식감이 좋고, 당도가 높기로 유명하다. 거침없이 내리쬐는 풍부한 일조량에다 일교차가 큰 기후 특성이 '명품 사과' 생산을 돕는 것이다. 농촌진흥청 등의 자료에 따르면 2050년쯤 국내 사과는 '강원산(産)'이 대세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감자'로 대표되던 강원도 애칭이 '사과'로 바뀔 날도 머지않은 것 같은데, 반가움보다 위기감이 앞서는 것은 기후 변화가 남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최동열 강릉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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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URL :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654/0000022528?sid=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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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1 0 11 2022.10.18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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