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중언]사라지는 오징어

최고관리자1 0 7 2023.08.23 15:01
오징어라는 말은 오적어(烏賊魚)에서 온 말이다. 즉, 까마귀를 잡아먹는 고기라는 뜻에서 왔다. 정약전이 지은 ‘자산어보’에서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오징어는 까마귀를 즐겨 먹었다. 까마귀를 잡기 위해 매일 물 위에 떠 있다. 날아가는 까마귀는 죽은 고기인 줄 알고 내려와 먹으려고 한다. 그러면 열 개의 다리로 까마귀를 감아 물속으로 끌고 들어가 잡아먹는다.” 예로부터 믿지 못할 말이나 지키지 않는 약속을 ‘오적어묵계(烏賊魚墨契)’라고 했다. 이수광의 ‘지봉유설’에는 “오징어 먹물로 글을 쓰면 나중에는 먹이 없어져 빈 종이가 된다. 사람을 속이려는 간사한 자들이 하는 짓이다”라는 내용이 나온다. ▼오징어는 명태와 함께 한국인의 식탁에 가장 많이 오르는 수산물이다. 해물파전의 주재료이고, 무와 함께 넣고 끓이면 해장국으로도 그만이다. 초장에 찍어 먹는 오징어회는 별미다. 오징어회는 동해안의 대표적인 서민 ‘수산 요리’다. 가격도 부담이 없다. 동해안 바닷가에서는 ‘개도 오징어를 물고 다닌다’고 했다. 오징어는 가까운 시장이나 마트에서 생물이나 냉동 상태, 마른오징어 등으로 쉽게 만날 수 있다. 땅콩과 궁합이 잘 맞아 기차 안이나 영화관에서 즐겨 먹는 ‘국민 주전부리’다. ▼오징어의 타우린·단백질 함유량은 소고기·우유의 수십 배에 달한다. 뇌세포 형성과 혈액 순환에도 효능이 있다. 오징어 뼈에는 지혈 성분이 있어 상처에 바르면 피를 멈추게 한다고 한다. 오징어 주산지인 동해안에는 참오징어, 무늬오징어, 쇠오징어 등 10여종이 산다. 오징어는 산란을 마치면 생을 마감한다. 알은 어미의 도움 없이 부화한 뒤 1년을 산다. ▼여름철 피서객들에게 이색 체험으로 인기가 높았던 ‘오징어 맨손잡기’ 행사가 사라지고 있다. 강릉, 동해, 속초, 고성 등 동해안 시·군은 해마다 피서철에 ‘오징어 맨손잡기’ 등 오징어 관련 축제를 개최했지만 3년 전부터 오징어 어획량이 급감하면서 축제 명맥이 끊어졌다. 문득 마른오징어 다리라도 질겅질겅 씹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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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URL :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87/0000990354?sid=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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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1 0 7 2023.08.23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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