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끓는 지구, 파멸적 기상재앙, 그리고 우리

최고관리자1 0 7 2023.08.24 15:00
차용범 언론인지구가 펄펄 끓고 있다. “지구 온난화(global warming)의 시대가 끝나고 지구 열화(熱火·boiling)의 시대가 왔다”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경고다. 35년 전 지구 온난화를 처음 경고했던 기후학자 제임스 핸슨(미국 컬럼비아대)은 이즘의 파멸적 기후재앙에 붙여 “기후변화의 수많은 경고에도 행동하지 않은 ‘빌어먹은 바보들’ 때문”이라고 한탄했다.굳이 여러 경고를 들 필요도 없다. 우리는 세계적 폭염과 대홍수·대화재를 보며 기상재난의 파멸적 위협을 나날이 실감하고 있다. 지구는 올 7월 ‘사상 가장 뜨거운 달”을 기록하며, 강력한 폭풍·폭염·폭우를 일으키는 ‘극단(極端) 기후’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겪어보지 못한 폭염이 북반구를 휩쓸고, 지구를 식혀주는 북극과 남극의 대륙빙하는 무섭게 녹아내리고 있다.지구 해수면의 온도는 사상최고, 남극 해빙(海氷) 면적은 사상최저를 기록 중이다. 북극 그린란드에선 기온이 평균보다 섭씨 3도 이상 높아지며 사상 처음 눈 아닌 비가 내렸다. 그린란드 빙하의 3.3%, 110조 t이 녹으면 지구 해수면은 27㎝ 상승한다. 그 빙하가 모두 녹으면 해수면은 6m 상승, 해안 도시는 홍수, 해일 같은 재해에 직면한다.오늘의 일상적 기상재앙은 뉴노멀이다. 한국도 예외일 수 없다. 폭염과 가뭄, 폭우와 홍수는 이미 일상적이다. 올해 들어 강원 강릉의 최고기온은 38.4도까지 올랐고, 수도권에선 시간당 141mm의 극한호우가 쏟아졌다. 그 극단폭염은 당연히 ‘강력한 태풍’을 예고하고 있다.그 기상재앙 앞에 우리는 안전한가? 일단, 폭우만 쏟아져도 우리는 불안하다. 대형 산사태며 도시 침수까지, 일상의 삶터가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옛 경험을 기준 삼은 방재시설은 이제 쓸모가 없다. 주택·도로 건설 과정 역시 기상재난에의 배려가 없다. ‘기후변화로 폭포비 예고…이대로면 한국  또 잠긴다’ ‘한국 기후변화 대응지수, 조사 대상 61개국 중 60위’, 최근 언론 보도들을 보면 우리는 결코 안전하지 않다.부산의 문제는 더 심각하다. 부산은 한반도가 겪는 폭염-가뭄, 폭우-홍수와 함께, 폭풍-해일 같은 바다로부터의 재난에 특히 취약하다. ‘송도 올해 태풍 어떡하나…향후 3년간 무방비’ ‘해수욕장 사라진다…해안도시 부산 위기’, 해수면 온도 및 수위 상승의 기세 앞에 부산이 겪을 기후재앙 역시 섬뜩하다. “지금 추세라면, 2030년 부산 해운대와 인천공항 물에 잠긴다.” 환경단체 그린피스의 경고다. 해일이 수영강 양안을 거칠게 역류하는 시뮬레이션 영상은 차마 공포스럽다. 세계적 기후·환경단체는 비슷한 연구 결과를 내놓고 있다. 해수면이 상승하는 상태에서 강력한 태풍이 오면, 한국 국토의 5.86%(5,885㎢)가 물에 잠길 수 있다는 것이다.이 시대 기상재난의 원인은 지구 온난화, 곧 인간의 책임이다. 지구 온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1.2도를 넘어섰다. 우리가 약속한 상승 제한선, 그 ‘티핑 포인트’까지 단 0.3도가 남아있다. 이 지점을 넘어서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이 지점 너머는‘ 찜통 지구(Hothouse earth)’, 인류 문명은 물론 인류 자체가 멸종할 수 있다. 그 섬�한 경고에도, 온난화를 늦출 주요 20개국(G20)의 화석연료 사용감축 협의는 최근까지 결렬 상태다.기후재앙에 관한 우리의 인식은 그만큼 낮고 행동의 절박성은 부족하다. 미래학에서 말하는 ‘블랙 스완’, 곧 확률적 빈도는 낮아도 막상 큰 피해를 야기할 재앙에의 경고를 방치하고 있다. ‘집중호우 속 대형 태풍이 한반도를 덮치는 최악 상황’은 블랙 스완의 단적인 예로 거론 중이다. 그 현실 앞에, 부산은 폭염-홍수의 위험과 피해를 최소화할 적응력이며, 수변의 태풍-해일을 이겨낼 탄력성을 갖춰가고 있는가?



지구는 우리 세대의 전유물이 아닌, 다음 세대도 살아갈 ‘하나뿐인 존재’다. 우리가 기상재앙의 충격과 공포 속에서 대책과 행동을 하지 않을 때, 그 결과는 뻔할 터다. 우리는 언제까지 눈앞에 실존하는 위협을 외면한 채 미래의 사멸을 재촉하는 현대문명 속의 ‘빌어먹을 바보들’로 남을 것인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오늘도 “환경재앙으로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고 한탄하며, “지금 바로 행동해야 할 때”라고 소리 높여 외치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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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URL :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658/0000050406?sid=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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