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욱의 정치칼럼] ‘윤핵관’의 2선 후퇴說과 권성동의 선택

최고관리자1 0 10 2023.09.01 02:00
유병욱 서울본부장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의 맏형격인 권성동(강릉) 국회의원이 지난해 9월 국민의당 원내대표직을 내려놓을 때까지만 해도 권 의원의 중앙정치 복귀는 시간문제인 것처럼 보였다.당시 그는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준비하고 있었고, 실제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에 사무실까지 얻어 조직 정비를 하면서 당원들을 접촉하고 있던 중이었다.그러나 지난 1월 출마 선언만을 앞두고 있던 그가 당 대표 불출마 선언을 했을 때, 그것이 ‘윤 대통령의 뜻’이라는 얘기들이 퍼졌다. ‘권성동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신뢰가 떨어진 것 아니냐’는 말들이 나오기 시작한 것도 그 무렵부터였다.심지어 여의도 바닥에서는 그가 내년 총선에도 출마하지 못할 것이라는 소문까지 돌았다. 당 대표 불출마 이후 공개석상에도 잘 나타나지 않고 하루가 멀다하고 그를 소재로 삼던 언론에서도 권성동이라는 이름 석자가 사라진 것이 그런 카더라 통신을 부추겼다.이 소설의 근원지는 소위 ‘찌라시’라고 불리는 정보지였다. 4월 말부터 뿌려진 이 정보지에는 ‘대통령실에서 권성동 의원을 비롯한 이른바 윤핵관들에 대해 내년 총선에 불출마시킨다고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근거는 이랬다.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는 국민의힘이 내년 총선에서 무조건 승리해야 하고, 당은 어떤 방식으로든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파격 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그 혁신 방안이 ‘윤핵관의 2선 후퇴’, 즉 ‘총선 불출마’라는 논리였다.이후에도 유사한 내용의 정보지가 3~4차례 더 나돌았다. 그때마다 불출마 대상자는 조금씩 바뀌었지만 유독 ‘권성동’ 이름은 모두 포함돼 있었다.원래 ‘찌라시’라는 것이 사실과 다른 경우가 많고, 특히, 특정인 또는 특정세력을 음해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지는 상황도 적지 않아 받아보는 사람들도 그다지 신뢰하는 경우가 높지않다. 그러나 윤핵관 2선 후퇴설은 일부 정치인들 사이에서 ‘충분히 가능성 있는 전략’이라는 식으로 포장되면서 점차 확산됐다. 최근에는 지역에까지 이같은 말들이 나돌았던 모양이다.국민의힘이 실제 이를 검토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 설은 그야말로 ‘설’로 끝나야 한다. 권성동 뿐만 아니라 특정인을 밀어내기 위한 얕은수에 국민이 속아넘어 갈 가능성은 없기 때문이다.무엇보다 ‘윤핵관 총선 불출마’ 논리의 가장 큰 약점은 유권자가 배제돼 있다는 점이다. 정치적으로 아무리 좋은 판을 짰다고 하더라도 표를 던질 유권자가 외면한다면 그 전략은 실패한 것이 된다. 지금의 국민의힘이 윤핵관 몇명을 2선으로 후퇴시킨다고 해서 내년 총선을 이길 것이라는 순진한 발상을 믿는 유권자는 없다. 지난 총선때 쓰러져가던 권성동을 일으켜세웠던 강릉 유권자들이 이런 논리를 받아들일지는 더더욱 미지수다.윤 대통령의 수용 가능성이 낮다는 점도 이 실체없는 소문의 신뢰를 낮게 만든다. 그는 한번 믿고 쓴 사람은 잘 내치지 않는다. 더욱이 본인을 처음 정치판으로 이끌고, 경선과 대선을 승리로 이끌었던 권성동을 윤 대통령이 그렇게 내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정설이다. 설사 당에서 주장하더라도 대통령이 거부할 것이라는 얘기다.여기에 ‘친윤’ 국회의원이 다수 포진해 있는 강원특별자치도의 정서와도 맞지 않는다. 힘있는 여당의원들 덕분에 모처럼 힘을 받고 있고, 한사람이라도 더 힘을 보태야 하는 상황에서 좌장 역할을 하고 있던 권 의원을 내쫓듯 밀어낸다면, 국민의힘에 대한 도민들의 판단은 부정적일 수 밖에 없다.이제부터는 권 의원도 입장을 명확히 해야 한다. 만에 하나, 당에서 총선과 관련해 본인에게 모종의 결단을 요구해 온다면, 반드시 공개하고 지역과 상의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본인의 뜻만으로 결정할 경우, 지난 총선 당시 공천에서 배제돼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권 의원을 살려냈던 강릉시민들에게도 예의가 아니다.국회의원 선출은 유권자 몫이다. 내년에 강릉에서 누가 국회의원으로 선출될지는 모르는 일이다. 다만, 현실을 무시한 관념적 정치 논리에 막혀 선거 출마조차 하지 못하는 희생자는 없어야 한다. 가뜩이나 사람이 없는 강원특별자치도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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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URL :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87/0000992370?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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