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컬 와인 스토리]재활용 안돼 땅에 묻히는 와인병 분해에 100만년

최고관리자1 0 16 2023.09.15 01:00
와인산업 환경에 끼치는 부정적 영향…지속 가능 농법 개발 등 노력와이너리 농법에 화학비료·농약 사용 최소화·포도나무 자생력 강화수입 와인병 재활용 안돼. 재활용 기술 보유 기업 및 지자체 협력 고무적10편. 와인은 환경파괴의 주범?



정한호 콜라블(Collable) 대표기후 변화로 지구 곳곳이 몸살을 앓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와인이 환경파괴의 주범이라니? 다소 자극적인 문구지만 이는 어느 정도 사실이다. 와인 산업은 생산부터 유통까지 다양한 요소들이 환경에 영향을 끼치는데 오늘은 와인 한 잔에 담긴 환경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와이너리 전경 <사진=콜라블 제공>■ 와인 산업이 환경에 끼치는 부정적인 영향① 화학비료와 농약, 살균제로 인한 토양 피해와 식수 오염② 강수량 부족 지역의 물 낭비와 수자원 고갈 (관개농업 방식)③ 발효과정에서 발생하는 다량의 이산화탄소④ 양조장 온도 유지를 위한 기계장치 가동과 청소를 위한 많은 물 사용⑤ 운송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⑥ 무겁고 재활용되지 못해 땅에 묻히는 와인병 (한국에 해당, 분해까지 100만 년이 소요)위의 내용들은 단순히 와인 산업에만 국한되는 내용은 아니지만, 와인 한 병을 만드는 데에도 이렇게나 많은 환경 문제가 있다는 건 분명 놀라운 사실이다. 그래도 긍정적인 현상은 와인 업계도 이 문제를 분명히 인지하고 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속 가능한 농법 개발과 탄소 절감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오크통과(Oak)과 와이너리 청소에 쓰이는 물을 정화해 농업 관개용수로 재활용하거나, 농약 사용을 최소화하고 천적을 활용해 해충을 퇴치한다거나 하는 농법이 있다. 이런 부분이 와이너리 자체적으로 펼치는 노력이라면 운송 과정에서도 많은 실험이 이루어지고 있다. 와인병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탄소 배출 저감 목적) 탱크 자체를 이동해서 현지에서 병입을 한다거나, 발생하는 탄소량을 측정해 이를 상쇄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와이너리 농법<사진=콜라블 제공>■ 환경을 위한 와인 업계의 노력말이 나온 김에 전 세계 와인 업계에서 노력 중인 친환경 농법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자.첫째, 지속 가능한 농법. 이는 전 세계 농업 전반에 걸쳐 행해지고 있으며 와인 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쉽게 말해, 농업활동의 경제성 확보, 환경 보존, 그리고 농산물의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방식이다.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농약 같은 화학 약품 사용량에 제한을 둔다거나 천적(포식자)을 통해 포도밭의 해충 개체를 관리하는 방식이 이와 같은 방식이다.둘째, 유기농법. 유기농법에 대한 구체적인 정의는 각 국가별로 조금씩 상이하나, 일반적으로는 ‘일체의 화학비료나 약품의 사용을 금하고 유기물을 이용해 포도밭을 관리하는 농법’을 뜻한다.셋째, 생물역학 농법. 이는 조금 더 복잡하고 어려운 개념으로 유기농법에 일종의 천문학 개념을 더한 농업 방식을 뜻한다. 포도밭의 토양을 지구 전체, 대기 등과 연계된 구성 요소로 보아 사람, 토양, 동식물, 곤충 등 모두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고 본다. 따라서, 이러한 요소를 모두 고려하여 포도밭을 관리해야 하며, 궁극적으로는 포도나무의 자생력을 향상시켜 더 건강하고 질 좋은 포도를 생산하는 걸 목표로 한다.요약하자면, 세 가지 농법은 모두 큰 의미에서 화학비료나 농약을 쓰지 않거나 그 사용량을 최소화하여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걸 줄이는 걸 목표로 한다. 그리고 이와 동시에 포도밭에 곤충, 동식물 등을 포함한 생물 다양성을 확보함으로써 밭과 포도나무의 자생력을 향상시키고자 한다. 이처럼, 와인 업계에서 각기 다양한 방식으로 지구와 상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에도 한국으로 수입된 와인병은 재활용조차 불가한 게 우리의 현실이다.



와인병<사진=콜라블 제공>■ 한국에서 와인병이 재활용되지 않는 이유아마 이 사실을 처음 알게 된 독자도 많을 것 같다. 그동안 열심히 한 분리수거가 억울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 사실을 주변에 알리고 공유해서 이제부터라도 제도적인 보완책이 마련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 같다. 그렇다면 와인병은 왜 재활용이 안되는 걸까? 일반적으로 와인병의 분리 과정은 다음과 같다.① 다른 유리병과 함께 선별업체로 이동돼서 컨베이어 벨트에 오른다.② 소주병과 맥주병이 최우선으로 분리배출된다.③ 나머지 공병들은 색깔별로 구분된다.④ 색깔 구분이 애매한 와인병은 그대로 버려진다.현재 한국에선 백색(투명색), 갈색, 녹색 100% 병만 재활용이 가능하다. 와인병은 정확히 분류되지 않은 색인 데다 산지에 따라 색깔도 상이할 수 있다. 거기다 대부분 수입품인 관계로 한국에서 재활용하기에도 마땅치 않아 결국 그냥 버려지게 된다. 참고로, 와인 수입사에서 환경 부담금을 지불하고 있지만, 이 기금이 전체적인 시스템 개선에까지 사용되지는 못하고 있다. 만약, 국내 와인 산업이 발전하거나 수입량이 많아지면 조금 더 공론화가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아직까지는 갈 곳 잃은 와인병들이 땅에 묻히고 만다. 그리고 그렇게 100만 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지구를 아프게 한다.



와인병 업사이클링<사진=콜라블 제공>그렇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어떤 게 있을까? 물론, 지금 당장 획기적인 변화를 만들어내긴 쉽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얼마 전 와인병을 분해하여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지자체와 협력한 사례를 보니, 누군가는 이 문제점을 깨닫고 해결해 나가고자 하는 것 같다. 위와 같이 기술적으로 해결해나가는 방식도 있지만 이를 예술 단체와의 협업을 통해 해결하는 방식도 있다. 지난해 강릉와인축제에서 와인 공병과 코르크 마개를 구하고자 하는 지역 예술가분을 만난 적이 있다. 업사이클링(Upcycling) 예술 작품을 만드는데 안정적인 루트로 공병을 공급받는 게 생각보다 어렵다고 한다. 올해 축제에서도 분명 수많은 공병과 코르크 마개가 나올 텐데 주최 측에서 지역 예술가들이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도록 업사이클링 부스를 운영하는 것도 의미 있을 것 같다. 또는, 외식, 소믈리에협회나 예술 단체가 만나 상생할 수 있는 자리를 지자체에서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은 선례가 되지 않을까 싶다.마지막으로, 우리 소비자들은 어떻게 환경에 기여할 수 있을까?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유기농 또는 지속 가능한 농법을 추구하는 와인을 더 많이 소비해 주는 것이다. 요새는 와인병에 환경과 관련한 문구를 삽입하는 와이너리들도 많아져 어렵지 않게 친환경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또한, 와인이 과잉 생산되지 않도록 적정량만 구매하거나 남은 와인을 요리에 활용하는 방법도 지금 바로 실천할 수 있는 일이다. 시냇물이 모여 넓은 강과 바다가 되듯이, 우리 모두의 작은 노력도 언젠가 세상에 큰 임팩트를 주는 변화의 시발점이 되기를 기대하며 오늘부터라도 작은 실천을 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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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URL :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87/0000995359?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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